의사회 공식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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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회 성명서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성명서
작성자
정연 홍
작성일
2022-07-04 15:38
조회
336

안녕하십니까? 일터 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회장: 강희태, 이하
직업환경의사회)는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노동자들의 질병은 개인적 요인 뿐만 아니라 업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인지하고, 열악한 일터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들이 2017년에 설립하였습니다. 직업환경의사회는 한국의 산업보건 발전과
노동자 건강증진 및 직업성 질병의 관리 및 예방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 1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반복되는 중대 재해
관리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고, 사업장의 안전보건체계를 구축하며, 업무상 사고 및 질병을 예방하고자 제정되었습니다. 특히 이 법은
구의역 사건,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 사망사건을 계기로 제정되었고, 안전•보건의 제도적 사각지대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계는 1년이 채 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장 중대재해를
예방함으로써 제2의 구의역, 김용균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보다는 오히려 무력화 시키는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경영계의 의견서는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축소하고, 사망 사고가 흔히 발생하는 도급사업장의 안전관리를 과거수준으로 회귀시키며, 직업성질병을
매우 제한된 범위로 한정시키는 안으로 확인됩니다. 이에 대해 본 일터의사회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취지가
훼손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여러 사안 중 [직업성 질병]
대해 의견을 드리고자 합니다.









가.   [별표1] 직업성 질병에 적용되는 유해화학물질
수 확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별표1]에 의하면 직업성 질병의 범위는 유해 화학물질 노출에 따른 급성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례를 목록화하여 제한된
범위의 직업성 질병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별표1] 직업성
질병에 해당되는 급성 중독 유해화학물질은 작업환경측정 및 특수건강진단 대상 물질 등으로 한정하였기 때문에 사용되는 전체 화학물질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모든 종류를 알 수 없지만,
『화학물질관리법』에 등록된 유독물질을 보더라도 1084(202112
기준)에 달하고, 『화학물질정보시스템』에 등록된 화학물질 중 유해화학물질 여부, 중점관리 물질여부, 암·돌연변이성 물질 여부를 판단한 물질이 46,083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데 그 중 180여개만 한정하여 직업성 질병으로 규정하는 것은 산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매우 제한적인 조치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화학물질관리법

화학물질정보시스템

유해화학물질

작업환경측정: 182

특수건강진단: 180

1,084

(기준:2021 12)

46,083

내용

상기 물질은 중복된 경우가 많아 180여종으로 판단

유독 물질에 한정

유해화학 물질여부

중점관리 물질여부

돌연변이성 여부를 모두 포함

이런 협소한 규정이 중대재해
예방에 얼마나 취약한지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2017년 화재용 소화기를 제조하는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소화약제 (HCFC-123)에 의해 급성 독성 간염이 발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충전 업무를 하던 노동자 2명은 충전하면서 발생하는 HCFC-123(2.2-디클로로-1.1.1-트리플루오로에탄)에 노출되어 급성 간염을 진단 받았습니다. 그 중 한 명은 병원에
이송하였지만 사망하였고, 다른 한 명은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HCFC-123 노출에 따른 급성중독 사건은
유해화학물질에 따른 독성간염으로 진단받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하면 해당 물질이 [별표1]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직업성질병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상기의
사례는 사망자가 1명 생겼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 할 수 있지만, 사망자가 없다고 가정하면 독성간염 진단자가 3명 발생하더라도 [별표1]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노출되는 유해물질에 따라 [별표1]의 협소한 규정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달라지는 상황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고자 만든 본
법의 취지와도 부합되지 않습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별표1]의 유해화학물질을 확대하지 않으면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법 적용이 달라지는 불합리는 지속될
것이고, 이런 불합리를 보상받고자 피해자가 소송을 진행하면 사회적 비용은 더 가중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별표1] 직업성질병에 적용되는 유해화학물질 수는 확대되어야 합니다.

. 시행령
[별표1] 직업성 질병 목록 중 인과관계가 명확한 정신질환
포함

2020 산업재해통계에 의하면 업무와 관련된 직업성 질환은 심혈관질환 704(6.5%), 신체부담작업 5,252(49.1%) 확인되고, 직업병은 진폐 876(5.9%), 기타 465 (직업성 139(0.9%)) 조사되어 중대재해처벌법의 직업성 질병 목록은 실제 조사된 직업성 질환과 차이가 있습니다.

작업관련성 질병

금속 및중금속중독

유기화합물중독

기타화확물질중독

기타

소계

뇌심혈

관질환

신체부담

작업

2019

14,030

3,428

1,065

1,986

7

7

81

282

10,602

957

4,988

4,276

381

2020

14,816

4,135

876

2,711

12

6

65

465

10,681

704

5,252

4,177

548

증감

786

707

-189

725

5

-1

-16

183

79

-253

264

-99

167

(%)

(5.60)

(20.62)

(-17.75)

(36.51)

(71.43)

(-14.29)

(-19.75)

(64.89)

(0.75)

(-26.44)

(5.29)

(-2.32)

(43.83)

 

전체 업무상 질병 사망자를 보더라도 전체 사망자 1,180 뇌심혈관계질환 463(38.2%), 진폐증 412(34.9%). 직업성암 162(13,7%), 정신질환 61(5.1%)으로 개의 질병이 전체 사망원인의 93% 정도를 차지합니다.

2020년 산업재해통계 업무상질병
현황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는 질병은 전체 업무상 질병 중 1.7%로 직업성 질병 또한
그 범위가 매우 제한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별표1]에 제시된 직업성 질병 중 화학물질 노출을 제외한 직업성 질병은
압력과 관련된 질환인 감압병, 공기색전증, 방사선 노출과 관련된 급성 방사선증, 무형성 빈혈, 고열/폭염에 의한 열사병, 감염성질환, 산소결핍증(질식)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질병은 원인이 직접적이고 발생 기간이 매우 짧은 특성이 있으며 질병의 범위는 8개로 매우 제한적입니다.






























 

유해인자

시행령 별표1

질병명

병원균 감염

17. 보건의료 종사자에게 발생한 B 간염, C 간염, 매독 또는 후천성면역결핍 증의 혈액전파성 질병

18. 근로자에게 건강장해를 일으킬 있는 습한 상태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

19. 동물이나 사체, 짐승의 가죽, 밖의 동물성 물체를 취급하여 발생한 탄저, 단독(erysipelas) 또는 브루셀라증(brucelosis)

20. 오염된 냉각수로 발생한 레지오넬라증(legionelosis)

B 간염, C 감염, 매독. HIV, 렙토스피라증, 브루셀라증, 단독, 레지오넬라증

기압(압력)

21. 고기압 또는 저기압에 노출되거나 중추신경계 산소 독성으로 발생한 건강장해, 감압병(잠수병) 또는 공기색전증(기포가 동맥이나 정맥을 따라 순환하다가 혈관을 막는 )

감압병, 정맥 색전증

산소결핍

22. 공기 산소농도가 부족한 장소에서 발생한 산소결핍증

산소결핍중독

방사선

23. 전리방사선(물질을 통과할 이온화를 일으키는 방사선) 노출되어 발생한 급성 방사선증 또는 무형성 빈혈

급성방사선증, 무형성 빈혈

고온

24.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

열사병

 

이상에서 보듯이 뇌심혈관질환과 직업성 암은 노출력의 정보를 취합할
수 없어 인과성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정신질환(자살)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과성을 파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업성질환 목록에 포함하지 않아 2,300만 노동자들은 건강상의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정신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자살이라는 행위는 사안의 중대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직업성 질병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일부에서 제기한 형법의
형식논리 즉 인과관계, 책임 소재, 사전예방의 가능성이 불명확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형법에서 인과관계 명확성은 도달할 수 없는 이데아 같은 개념입니다. 형사소송법에서 피의자에게 적용되는 증거는 본인이 직접 자백하지 않는 한 모두 간접 증거에 속합니다.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는 주변인의 진술에 의존하거나 간접적 증거를 근거로 정황 판단하여 피의자의 범죄여부를 판단하는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에서 주장하는 인과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판단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고 정도의 차이만 있습니다.

2006년 국립대학병원의 간호사
4명이 연달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이후 2016년에도 동일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1명 또 자살을 하여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직후에 고용노동부의 지청 특별근로감독관의
조사가 이루어졌고, 조사결과는 수술실 안에서 의사들의 간호사에
대한 언어 폭력”, “선배간호사의 야단(태움)”, “신체적 폭력등이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의 기저에는

절대적 간호 인력의 부족
② 신규 인력의 교육시스템 부재로 도제식 교육 방관 등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큰 원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는 경영책임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9(보건조치)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조치로 사업주의 의무가 명시되어
있고, 또 사업주의 의무 이행으로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이 가능합니다. 간호사가 사망까지 이르는데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직•간접적 요인 조사가 가능하고
직업성 질환 판간 근거 중 근로시간은 정량적인 기준으로 측정할 수 있기때문에 업무상 인과관계 파악이 가능합니다.
설령
정신질환이 원인과 질병 만성적 경과를 가져 인과관계를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인과성, 책임소재여부, 사전예방가능성 여부를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있도록 제도화 시켰기 때문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직업성 질병으로 포함하더라도 경영책임자의 과잉 수사는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 직업환경의사회의 최종 의견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별표1] 규정한 유해화학물질은 산업계에서 이용하는 물질 일부만을 제시한 것으로 급성중독으로 인한 노동자의 건강을 예방하기 위해 화학물질관리법 유독물질로 확대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직업성 질환 목록은 산업재해 현황을 반영하지 못했고, 직업 관련성 정신질환은 특별근로감독 다양한 방식으로 인과성, 사업주의 예방가능성, 책임소재의 명확성을 모두 판단할 있으므로 직업성 목록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대의 하청노동자 2명의 죽음이 촉발되어 국민의 입법청원으로 탄생한 법입니다. 이는 안전보건에 관한 경영책임자의 역할 강화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라는 핵심 전략이 안착될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직업환경의사회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23백만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할 있는 실효성 있는 법안이 되기를 희망하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상징적인 선언에 머무르지 않도록 시행령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요청합니다.

 

 

2022. 07. 05


























일터 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일동